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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JH 작성일[2008-05-16] 조회9,145회

양육비 월 5만원 지원…10명중 3명만 “내가 키울것” - 한겨례신문 기사2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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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비 월 5만원 지원…10명중 3명만 “내가 키울것”
정부·민간단체 지원실태
 
 
 미혼모 지원 시설·이용자 현황
 
미국 코네티컷주에 사는 안과 의사 리처드 보아스(59)는 1988년 석 달 된 갓난아기이던 셋째 딸 에스더를 한국에서 입양했다. 에스더의 모국이 궁금해 2006년 한국에 왔던 보아스는 미혼모 지원 시설을 방문했다가 미혼모들이 아이를 키우고 싶어도 사회의 지원이 미흡해 대개 입양을 선택하는 현실을 보고 놀랐다고 한다. 입양을 후원해 왔던 그는 그 뒤로 한국의 미혼모들이 아이를 직접 키울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을 고민했고, ‘기브투아시아’( www.give2asia.org)라는 재단을 만들어 미혼모 지원 시설을 돕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미혼모들의 선택은 점차 바뀌고 있다. 2001년 4206건이던 입양은 2007년 2652건으로 줄었으며, 2006년과 2007년 미혼모들에게 물어본 설문조사에서도 ‘본인·부모가족·미혼부가 양육할 것’이라는 대답이 24.8%에서 32.5%로 늘었다. 아이를 스스로 키우겠다는 미혼모가 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추세에 따라 지난해 모·부자복지법을 한부모가족지원법으로 개정하며 ‘미혼모 지원 시설’을 ‘미혼모자 지원 시설’로 바꿔 자녀 양육 지원을 분명히했고, ‘미혼모자 공동생활 가정’ 운영의 법적 근거도 뒀다. 미혼모자 공동생활 가정은 갓 출산한 미혼모가 아이와 함께 1년쯤 머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그룹홈’이다. 또 ‘미혼부자 지원 시설’도 지난해 인천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

입양 지원 활동으로 알려진 홀트아동복지회는 2006년부터 미혼모 그룹홈을 운영하고 있고, 올해 5월엔 경남도의 위탁으로 마산시에 미혼모 지원 센터를 연다. 홍미경 홀트아동복지회 홍보팀장은 “미혼모들이 입양뿐 아니라 직접 양육 등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돕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실질적인 지원은 아직도 미흡하다. 정부가 8살 이하인 아이를 키우는 한부모에게 지원하는 아동양육비는 한 달 5만원이다. 이것 말고 직업교육 지원 등은 시설에 들어간 미혼부모에게만 한다. 미혼부모 통계도 없다. 한상순 애란원 원장은 “시설 밖에 있는 미혼모는 위기 상황에 빠지기 쉽다”며 “이들도 직업훈련 지원 등을 받을 수 있게 지역사회의 지원체계망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혼부모를 보는 사회적 편견을 없애는 것도 지원 확대와 동시에 풀어야 할 숙제다. 이미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혼 임신을 실수가 아닌 나쁜 일로만 여기는 편견 때문에 미혼모가 사회와 가족으로부터 멀어지게 되고, 어쩔 수 없이 낙태나 입양을 선택해 왔다”며 “이제 아이를 키우는 것은 우리 사회 모두의 책임이란 인식을 확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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